-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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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꾸는 꿈을 꾸고 싶다" 자신의 언어와 존재를 모두 내걸고 당신의 말과 꿈에 다가가는 김행숙의 시 쓰기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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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유롭게,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총 53편의 수록작은 2014년 출간된 『에코의 초상』 이후 씌어진 시들이다. 지난 6년은 김행숙이 새로운 시적 국면을 맞게 된 시기이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지난해 발표된 시인의 산문에서 엿볼 수 있다. 그는 2015년 관절의 극심한 통증으로 방문 손잡이마저 돌리기 어려웠던 시기를 겪고 난 이후 “보이고 만져지는 모든 것이 내게 착 달라붙지 않고 삼 센티미터쯤 떨어져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 안개를 한 겹 두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시를 쓰게 되자 “마치 외국어로 글을 쓰는 사람처럼 나는 내 문장이 조합되는 과정을 생경하게 의식”하게 되었고,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언어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폭발하듯 쏟아지던 시들이 어떤 신체적/언어적 저항력에 부딪힌 다음 조금씩 활기를 찾듯 진척되어온 결과물이 이번 시집이기도 하다.
이 여정 속에서 시인이 찾았던 열쇠는 바로 ‘기억’이었다. 단순히 개인의 생사고락에 관한 사적 기억이 아니라, 그동안 삶에서 접해온 많은 서사가 스미고 짜이는 장으로서의 기억. 완벽히 내 것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마치 중역에 중역을 거듭하듯 내 안에서 소화되어 나의 언어를 이루는 기억의 발견. 「변신」을 비롯한 카프카의 작품 다수에서부터, 브룩스의 『잘 빚어진 항아리』, 굴뚝청소부와 밀가루장수의 우화 등 시인은 여러 이야기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입해 들어갔다가 전혀 다른 영혼이 되어 빠져나오기를 반복한다. 이렇게 서사를 유영하는 와중에 “나를 앞지르”는 기억이 시가 되고, 익숙한 장면이 깨지고 번져나가 전혀 다른 이야기에 가닿는, 독자-창작자의 자유로운 전환 경험이 이 시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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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숙
저자 김행숙은 1970년 서울 출생으로 199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 '사춘기'와 '이별의 능력', '타인의 의미'를 펴냈다. 그 외에 '문학의 새로운 이해, '창조와 폐허를 가로지르다 '도 출간하였다. 현재 강남대 국문과 교수로 있다.
김행숙은 그간 과감한 시적 실험과 예술을 향한 끈질긴 질문으로 작품 세계를 넓혀왔다. 시인은 독자들에게 오랜 지지와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의 문학적 성취와 역할을 인정받아 미당문학상, 노작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행숙은 유연하고 변주되는 형상들의 세계, ‘녹아내리는 얼굴’과 ‘반사되는 메아리’에 집중해온 시인이기도 하다.
- A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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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 문학상,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