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Sang-gyo's latest collection, published 48 years after her debut. Having written more than 200 books of poetry, fairytales, illustrations, and prose, she has returned to her first form—children's poetry. Always referring to herself as "the tall poet," she wants more than anything else to be called a poet—and lying in the ICU with her life on the line, she has managed to write a series of new children's poems, even after surviving life-threatening surgery. This is how Plop Plop, Crossing the Night came to be. As she says in the foreword, the collection is filled with poems that came out of calm, pain, tears, and growing up. Some poems have the soft colors of the night as they speak in measured tones, others are as bright and clear as the morning. Just as a tree gives off a burst of spice as it burns, this collection, written after the poet's medical struggles, is as energetic as it is calm. That such strength could be contained in a children's poetry collection is in itself a power that this tall poet possesses.

The calm night, with sounds

Comes alive, comes alive

A follow-up to IBBY Honors List book TELL ME I’M PRETTY, Plop Plop, Crossing the Night is also filled with affection for the small things of the world. Countless stray cats, puppy tails, rabbit ears, weeds in the cracks of the pavement, and bugs that have six or eight legs—the poet is so careful with them that we also feel the warmth she has for them. The poet's ears are sensitive to the sounds these little creatures make, even the almost invisible noises of the night—a sensitivity only made possible by the poet's warmth.

To Lee Sang-gyo, the night is a noisy time. The sound of the ticking clock, of the bug's legs as they skitter across the pages of a fallen book, the footsteps of a moonbeam as the moon peers in through the window. The poet breathes new life into the time when the sun sets and the day is done, that time which looks more like an end than a beginning, painting the darkness with new colors, inviting us into a new world. And so, the silent night comes alive.

등단 48년차 키다리 시인의 동시집

고요하다가 아프다가 눈물 나다가 철들다가 쓰인 동시들 

등단 48년차 시인 이상교의 동시집. 이상교 시인은 동시집과 시집, 그림책, 동화, 손수 그림을 그린 산문집 등 분야를 넘나들며 지금까지 200권이 훌쩍 넘는 책을 펴냈다. 그런 그가 스스로를 일컬을 때 한결같이 쓰는 말은 ‘키다리 시인’이다. 처음 글을 쓰게 한 것이 동시였고, 가장 아끼는 것 또한 동시이므로 시인으로 불리고 싶다는 그. 중환자실 침대에 누워서도 기어코 새 동시를 써 냈다. 다시 깨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대수술을 받은 직후에도 동시 생각을 멈출 수 없었던 것이다. 동시집 『찰방찰방 밤을 건너』는 그렇게 이 세상에 나왔다. ‘시인의 말’에서 말하듯 “고요하다가 아프다가 눈물 나다가 철들다가” 쓴 동시들이 차곡차곡 담겼다. 어떤 작품은 차분한 밤의 빛깔을 띤 채 담담하게 말을 건네고, 어떤 작품은 어둠을 지나고 마주하는 아침처럼 말갛고 환하다. “맵고 매운 때”를 거친 나무가 매 순간 코에 좋은 냄새를 풍기듯, 힘겨운 상황을 이겨 낸 시인의 이번 동시집은 차분하지만 기운차고 힘이 있다. 그 힘을 어린이를 위한 동시라는 그릇에 거뜬히 담아내는 것 또한 이 키 큰 시인만이 지닌 힘이다. 

고요했던 밤이 수많은 소리로 가득 차

살아난다, 살아난다. 

IBBY 어너리스트로 선정된 전작 『예쁘다고 말해 줘』에 이어 이번 『찰방찰방 밤을 건너』에서도 작고 작은 존재들에 대한 애정이 담뿍 묻어난다. 수많은 길고양이들, 강아지의 꼬리, 토끼의 두 귀와 민들레 곁 피어난 쑥부쟁이를 기특하게 여기고 다리가 여섯 개일지 여덟 개일지 모를 벌레 한 마리를 방해하지 않으려 숨죽이는 시인의 모습은 따듯하고 온유하다. 작은 존재들이 내는 소리, 그리고 고요해 보이는 밤의 소리마저 찾아 들을 수 있는 예민한 귀를 지녔기에 가능한 따듯함일 테다.

이상교 시인에게 밤은 소란한 시간이다. 초침이 찰방찰방 시간을 건너가는 소리, 살가락살가락 벌레가 책장 위를 지나가는 소리, 달님이 창문을 넘어와 방바닥에 살며시 희디흰 발을 내려놓는 소리까지 들려오므로. 해가 저물고 하루가 마무리되는, 시작보단 끝에 가까워 보이는 그 시간에 시인은 생동감을 부여하고 새로운 색을 덧입혀 우리를 초대한다. 고요했던 우리의 밤 또한 그렇게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