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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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대 초반의 나이에 사진을 시작한 사진가이자 전시기획자인 김지연의 첫 산문집이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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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이 그동안 수차례의 개인전을 열며 보여 준 사진 속에는 머리를 쪽진 할머니가 홀로 지키는 낡은 방, 제주도 바다를 배경으로 현무암 울타리에 둘러싸여 있는 무덤, 글자가 몇 자 떨어져 나간 간판의 이발소, 짙푸른 녹색 지붕의 정미소 들이 담겨 있다. 이렇듯 일견 낡고 특별하지 않은 대상들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건 아마도 사진가 김지연의 또 다른 호칭인 '아키비스트(archivist)'에서 엿볼 수 있듯이, 사라져 가는 것을 기록함으로써 '정겨운 기억의 징표들'이 '다음 세대에게 오롯이 전해졌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감자꽃』은 사진가 김지연의 첫 산문집이다. 지금까지 출간해 온 여러 사진집에도 특유의 담백한 글이 실려 있지만, 이 책은 단순히 사진을 뒷받침하는 토막글이 아닌, 사진을 찍게 된 동기, 그가 일관되게 기록하고자 하는 대상들에 대한 사유, 개인의 내밀한 기록까지 담고 있어, 김지연이라는 한 인간의 총체적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젊은 시절부터 품어 온 글쓰기에 대한 미련을 수줍게 내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1부는기록자로서의 작업과 연관된 글들이 연도순으로 사진과 함께 수록돼 있다. 여기에는 기존에 발표하지 않은 사진들도 일부 포함된다.
2부는 좀 더 내면을 드러내는 작업, 개인적 경험에서 길어 올린 소소한 사연들로 구성돼 있다. 1부의 작업들처럼 김지연은 성실한 다큐멘터리 작가로 인식되어 왔으나, 2014년 시작한 연작 '놓다, 보다'를 통해 마음속에 담아 둔 잠재의식과 불안을 꺼내 놓았다.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그 형태를 무너뜨려 전체적인 움직임이나 느낌을 강조하는 '건지산' 연작도 처음 선보인다. 이 사진들 옆에는 오랫동안 시달려 온 불면증의 고통, 혼자 보내는 생일, 어린 시절의 기억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진솔하게 펼쳐진다.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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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Kim Jee Youn은 1948년 전남 광주 출생으로, 사진가이자 전시기획자이다. 한국 근대사의 흔적과 과정을 담아 재조명하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서울예술전문대학 연극과를 수료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북 진안의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 관장 및 전주 서학동사진관 관장으로 있다. 「정미소」(2002), 「근대화상회」(2010), 「낡은 방」(2012) 등의 개인전을 가졌고, 「계남마을 사람들」(2006), 「보따리」(2012) 등 많은 전시를 기획했다. 사진집으로 『정미소와 작은 유산들』(2013), 『빈방에 서다』(201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