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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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한 김남조 시인의 18번째 시집이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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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나이 구십이라고 / 시계가 말한다 / 알고 있어, 내가 대답한다 // 시계가 나에게 묻는다 / 그대의 소망은 무엇인가 / 내가 대답한다 / 내면에서 꽃피는 자아와 / 최선을 다하는 분발이라고 / 그러나 잠시 후 / 나의 대답을 수정한다 / 사랑과 재물과 / 오래 사는 일이라고 // 시계는 / 즐겁게 한판 웃었다 / 그럴 테지 그럴 테지 / 그대는 속물 중의 속물이니 / 그쯤이 정답일 테지… / 시계는 쉬지 않고 / 저만치 가 있다” ─ 김남조, 「시계」 전문
90세 생일을 맞은 김남조 시인이 자신의 18번째 시집을 열화당에서 출간했다. 정지용문학상을 받게 된 수상작 「시계」를 비롯하여 신작 63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인이 첫 시집 『목숨』을 낸 것은 1953년이었다. 따라서 그는 64년째 시작 생활을 이어 가고 있는 명실상부한 한국 시단의 최원로 시인이다. 그는 “십 년 전쯤부터 이제는 시를 그만 쓰고 다른 사람이 쓴 좋은 시나 책을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무언가를 보고,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면 자꾸만 마음속에서 시심詩心이 일어나고, 또 시구詩句가 떠올라서 시 쓰기를 멈출 수가 없었어요”라고 토로했다. 또한 이번 시집 머릿글에서 “나는 만년의 으스름 저문 날을 살면서도, 보고 느끼고 깨닫고 감동하는 바에서는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쓰고 있으니, 말하지 않은 창작의 고통도 있었겠지만 그가 *천생 시인**임은 분명하다.
시인은 또한 머릿글에서 “삶의 본질, 그 의미심장함과 이에 응답하는 사람의 감개무량함, 살아가면서 더디게 성숙되어 가는 경건한 인생관, 이 모두 오묘한 축복이며 오늘 우리의 감사이자 염원입니다. 『충만한 사랑』의 글들을 쓰면서 이러한 생각들이 떠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또 한 권의 시집을 펴내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이고 있다. 삶에 대한 강한 긍정과 함께, 그 사랑의 충만함이 계속되기를 마음속 깊이 염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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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
Kim Nam Jo는 1927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문과를 졸업했다.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星宿)」 「잔상(殘像)」 등을 발표하며 등단하였고, 첫 시집 『목숨』(1953) 이래 지금까지 열여덟 권의 시집을 펴냈다. 그 외에 다수의 수상집과 콩트집 『아름다운 사람들』(1997) 등이 있다. 한국시인협회상,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