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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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성이자 페미니스트인 SF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의 자장 안에서 유진목 시인이 2059년을 사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SF이자 ‘미래 일기’이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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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자장 안에서 탄생한
시인 유진목의 SF, 혹은 ‘미리 쓴 일기’
옥타비아 버틀러는 “SF 속에서, 당신은 상상 가능한 곳으로 얼마든지 떠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버틀러의 그 말에 응답하듯이, 유진목 시인은 《디스옥타비아》를 통해 자신이 상상한 가공된 미래로 스스로를 데려다 놓는다. 도착한 그곳은 2059년, 78세의 유진목이 ‘모’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세계이다. 그 세계는 마치 무균실처럼 정제되어 있다. 그곳은 오늘날 만연한 성차별, 여성 혐오가 사라진 세계이지만 ‘모’로서는 어쩐지 그저 반갑지만은 않은 세계이다. 우선 ‘모’ 개인적으로는 24년간 함께한, 사랑하는 ‘그’가 더는 없는 세계인 탓이다. ‘그’를 떠나보낸 뒤 ‘모’는 노인 보호시설인 ‘엘더’에 들어간다. 이제는 노인이 된 옛날 사람들은 모두 그러한 시설에서 보호받고, 통제당하며 안전하게 죽어간다. 세상이 보기에 그들은 “불만을 품고 생각하는 방법”을 아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세상은 혼돈과 자유보다는 규정과 시스템을 중시하며 돌아간다. 개인에게 스스로 죽을 권리란 없다. 그가 죽음을 간절히 원하더라도 말이다.
엘더에서 의사들이 인공 수정으로 만든 간병인 율리의 도움을 받으며 남은 삶을 지속하는 모는 “영원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던 그와의 나날과, 여성 혐오로 얼룩졌던 과거와, 자유 없는 현재와, 목전에 놓인 자신의 죽음 등에 관하여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디스옥타비아》는 가공된 미래를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여기의 풍경을 환기시킨다. “그 시절의 삶이 어땠는지를 짐작이나 해볼 수 있겠는가?”라고 말하는 ‘모’를 통해 우리는 바로 “그 시절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세계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돌아본 지금-여기가 ‘디스토피아’처럼 느껴진다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한 걸음 더 나은 미래로 내딛어야 할 시간, 다시 태어나야 할 시간이 아닐까?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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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목
1981년 서울 동대문에서 태어났다. 2015년까지 영화 현장에 있으면서 장편 영화와 다큐멘터리 일곱 작품에 참여했고, 1인 프로덕션 목년사에서 단편 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있다. 쓴 시집으로는 『작가의 탄생』(2020), 『식물원』(2018), 『연애의 책』(2016)이 있고, 산문으로는 『산책과 연애』(2020) 『디스옥타비아』(2017)가 있다. 부산 영도에서 서점 손목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백두리
그리는 게 좋아서 어디든 그림으로 채워 넣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여백을 찾아다니다 책의 면지에 이르러 그림을 가득 그려 넣을 때면 책을 더럽히지 말라는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책은 고맙게도 내게 면지 대신 표지와 내지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입니다. 그린 책으로는 『까칠한 아이』 『아무도 지지 않았어』 등 110여 권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는 『솔직함의 적정선』 『혼자 사는 여자』 『나는 안녕한가요?』 『그리고 먹고 살려고요』 등이 있습니다.
- A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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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선정 ‘올해의 북디자인’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