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Heeduk has put the ordinary landscape of her daily life into words, making them shine as a pearl found in a mudflat. If capturing fleeting moments through one's own eyes and interpreting all the mysterious things in the world with language is what poets do, they will catch what they see even while walking the trails through their delicate and warm glances.

Ra saw the back of an old man walking with a cane, the back of an old woman sitting in the shade, and the back of a couple hugging each other, and thought of the frail back that all humans have. A person who lives on the streets with a dog and the “mother of pigeons” who displays pigeons made of felt also prompted the poet to feel the warm hearts of people that care about animals. Ra has occasionally followed the footsteps of artists who lived miserable lives and died young, such as Franz Kafka, Van Gogh, and Anne Frank. Ra also encountered an old man in Sorokdo Island who had stunted fingers from leprosy and a treasure hunter who was searching for something at a beach on a summer night.

The landscape, people, and objects that the poet has portrayed all have their own distinctive colors and stories. The poet’s eyes havev captured scenes that one may easily pass by. The things that are around us but not so noticeable shine brightly in this book and catch our eyes. The scenes reinterpreted by the poet and put into poetic words will also touch readers deeply inside their hearts without any exaggeration or flowery description.

이 책에 등장하는 산문들은 일상적인 풍경을 담아냈음에도 시인의 시선을 통해 갯벌에서 발견한 진주처럼 가만히 빛난다.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장면을 자기만의 시선으로 포착하는 것, 세계에 깃든 신비로운 것들을 언어로 해독해나가는 것, 그것이 시인의 역할이라면 시인은 산책하는 시간에도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는 노인의 뒷모습과 나무 그늘에 앉아 있는 노파의 뒷모습 그리고 끌어안고 있는 연인의 뒷모습에서는 인간의 연약한 등을 보고, 개와 함께 노숙하는 이와 펠트지로 된 비둘기를 전시하는 ‘비둘기엄마’를 통해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온기를 발견한다. 또 카프카·고흐·안네 등 비극적인 삶을 살다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나서기도 하고 소록도에서 뭉툭한 손을 가진 노인과 여름밤 바닷가에서 백사장에서 무언가를 찾는 탐지자를 만나기도 한다.

시인이 그려내는 풍경과 사람 그리고 사물들은 모두 제각각의 색깔과 사연을 가지고 있다. 무심코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장면들이 시인의 시선에 하나하나 담긴다. 가까이에 있지만 놓치기 쉬운 장면들과 보고 있으나 보고 있지 않았던 것들이 시인의 시선에 의해 반사되어 모서리를 드러내는 순간. 시인의 마음을 통해 시적 언어로 재해석된 장면들은 커다란 묘사나 과장 없이도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