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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Author

박준

Publisher

문학과지성사

Categories

문학

Audience

성인

Overseas Licensing

Keywords

  • #한국시
  • #박준
  • #장마
  • #서정시

Copyright Contact

윤서희

  • Publication Date

    2018-12-13
  • No. of pages

    115
  • ISBN

    9788932034942
  • Dimensions

    128 * 205
Overview

함께 장마를 보기까지 우리 앞에 남은 시간을 기다림으로 채워가는 시인의 연서와 같은 시집이다.

Book Intro

단 한 권의 시집과 단 한 권의 산문집으로 한국 독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시인 박준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말한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다고. ‘보고 싶다’는 바람의 말도, ‘보았다’는 회상의 언어도 아니다. ‘볼 수도 있겠다’는 미래를 가리키는 언어 속에서 우리는 언젠가 함께할 수도 있는 미래의 시간을 그려본다. 

이 시집의 화자는 기다리는 사람이다. “낮에 궁금해한 일들”에 대한 답은 “깊은 밤이 되어서야” 알 수 있다. 그런데 박준의 화자 “나”가 기다리는 것은 미래의 무언가가 아니라 과거에 이미 지나가버린 것들이다. 과거에 서로를 다정하게 호출했던 안부의 말, 금세 잊어버릴 수도 있었을 일상의 말들. 오늘의 내게 당도하는 말들은 과거에 있었던 기억의 한 풍경들이다. 

과거가 현재로 도착하는 것이라면, 필연적으로 지금 이 순간은 미래로 이어질 것이다. 그의 시 「장마―태백에서 보내는 편지」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태백에서 “나”는 두 번의 편지를 쓴다. 첫번째 편지에서 나는 “갱도에서 죽은 광부들”의 이야기를 쓰지만 곧 “그 종이를 구겨버”린다. 그리고 두번째 편지에서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새로 적는다. 처음 쓴 편지에서 이미 벌어진 일들을 풀어놓았다면, 그다음 편지는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들이 적힌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현재의 시간을 충실히 보내다 보면 미래의 나는 당신과 함께 장마를 볼 수 있는, 바로 그곳으로 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시집에서 화자가 기다리는 것은 정확히 무엇일까. 앞서 우리는 과거에 나와 당신이 나누었던 말들이 현재의 나에게 도착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아마도 화자가 기다리는 것은 그 말들을 함께 나누었던 사람일 것이다. 과거에 헤어졌지만 시 「84p」에서 묘사된 대로, “당신이 창을” 여는 작은 기척에도 “하고 있던 일을” 바로 접을 만큼 보살피고 싶은 사람일 것이다. 당신과 나눈 말들을 기억하며 당신과 함께 볼 장마를 그리는 마음, 그 마음을 담은 편지와 같은 시집이다.  

 

About the Author

박준



글쓴이 박준은 시인이다.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8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계절 산문』, 시 그림책 『우리는 안녕』을 펴냈다. 그림 작가 김한나는 <먼지 기록자>, <먼지가 방귀 뀌는 소리> 등의 전시를 했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먼지 같은 일을 잘 모아 글로, 그림으로 천천히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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