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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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답답한 현실과 생을 뒤흔드는 절망을 고스란히 표현하며, 부디 죽으려던 마음만 떨어뜨리고 무사히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책이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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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은 광주민주화운동 시기에 학살당한 한 소년의 이야기와 그 소년의 친구였지만 자라서 수학 선생님이 된 화자의 목소리를 통해, 명령을 들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 소년이 죽을 때 품에서 떨어뜨린 <필승중학수학> 때문에 수학 선생님이 되었다는 화자의 고백은 ‘역사는 결국 한 사람의 이름을 사무치게 기억하는 일’이라는 것을 일깨우며 마음에 깊은 의미를 새겨 준다.
「울고 있니, 너?」에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고등학생 소미가 어느 날 인간도, 짐승도 아닌 이상한 존재를 목격하며 자신의 감정 속에 아우성치던 외로움과 슬픔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건 사랑이라고, 사랑」은 엄마와의 소통 불가능으로 원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고등학생 민하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청소년이 받는 억압과 외로운 심정이 단단하게 펼쳐진다.
「저주의 책」에는 간질을 앓는 고등학생 규리가 등장한다. 사람 없는 오후의 카페에서 저 혼자 발작을 하고 침을 닦으며 다시 일어나는 고통의 일상이 담긴 이 작품은 자신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버티던 규리가 삶을 묵묵히 견뎌 나아가는 힘을 보여 준다.
「그가 떨어뜨린 것」은 이 책의 제목의 토대가 된 작품으로, 죽으려고 시도한 소년이 살아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죽음의 시도에서 실패해 돌아온 뒤 자신이 진정으로 죽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치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묵직하면서도 천진한 청소년의 심정이 담겨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화자들은 저마다 무언가를 떨어뜨린다. 자신의 몸을 허공에 던지거나 마음에 품고 있던 무언가를 떨어뜨린다. 청소년은 늘 ‘그들’에 속하여 저마다의 삶을 학교 안에서 버티고 있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며 절망을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는 『그들이 떨어뜨린 것』은 이경혜 작가의 감성적이며 강인한 문체를 통해 독자에게 죽음과 삶의 충격을 고스란히 전하는 동시에, 그러한 절망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해 준다.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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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혜
이경혜는 1960년 진주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7년 동화 「짝눈이 말」을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문화일보 동계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과거 순례」가 당선되었다. 지은 책으로 『심청이 무슨 효녀야?』,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 『마지막 박쥐공주 미가야』 등이 있고, 고쳐 쓴 책으로 『아큐 이야기』, 『바리데기』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내 사랑 뿌뿌』, 『다시는 너랑 안 놀 거야』 등이 있다. 현재 많은 어린이 책을 번역하며 동화와 소설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