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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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빨간 열매는 있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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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를 찾아 나무를 오르고 또 오르는 곰에게 빨간색의 무언가는 전부 열매 같기만 하다. 그때마다 곰은 ‘아!’하며 기대하다가도 이내 빨간 열매가 아님을 확인하기를 반복하지만 실망하거나 포기하기는커녕 오히려 애벌레와 다람쥐, 그리고 벌집을 향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넨다. 마치 그 순간들까지도 즐기는 것처럼 말이다. 곰에게 빨간 열매를 찾아 나무를 오르고 또 오르는 여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꿈꾸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즐겁기 때문이다.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떠오르는 해를 보며 ‘엄청 큰 빨간 열매!’라고 외치는 순수함은 귀여움을 넘어서 사랑스러울 정도다. 곰이 빨간 열매를 찾는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단순하지만 매번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한다. 이처럼 단조로운 구성으로 오히려 작품의 요소 하나하나에 집중하게끔 하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의 모습이나, 나무를 오르는 곰을 화면 가득 보여주는 장면들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런 장면들이 교차되면서 시각적으로 리듬감을 만든다. 이 장면들은 대부분 흰 바탕에 먹과 빨간색만으로 그려졌는데, 그 중에서도 거친 듯 부드럽게 깔린 먹색은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화롭게 형성한다. 글도 마찬가지이다. 툭툭 던지듯 짧게 이어지는 글이 본능에 충실한 아기곰의 목소리로 들리기도 하고, 조금은 거리를 두고 아기곰을 지켜보는 관찰자의 목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별다른 수사 없이 단정하게 이어지는 목소리가 묵묵하게 나무를 오르고 떨어질 때조차 덤덤하게 떨어지는 곰의 모습과 무척이나 잘 어우러진다. 『빨간 열매』 속 이야기는 모험이 주는 희열감과 보호자가 주는 안정감을 동시에 선물한다. 어린 독자라면 그림책 속에서 마치 자신이 곰이 된 것처럼 마음껏 신나게 놀 수 있다. 또한 둔하지만 확신에 찬 곰의 몸짓을 보며 일순간 무언가를 쫓았던 자신의 모습들이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어른들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꿈을 찾는 과정을 즐기며, 혹시나 떨어져도 큰 곰이 든든하게 받아주는 이야기는 비현실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이 이야기는 자꾸만 마음 한 켠을 건드린다. 누구에게나 꼭 먹고 싶고, 갖고 싶으며, 해보고 싶은 것들이 하나쯤은 있는 법이다. 마치 빨간 열매처럼.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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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한국과 영국에서 디자인과 그림을 공부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종이 아빠』, 『할머니 엄마』, 『빨간 열매』가 있습니다. 그 외 그림책 『이 닦기 대장이야』, 『선이의 이불』, 『난쟁이 범 사냥』, 『감기책』과 동화책 『박씨전』 『조선특별수사대』 『숨은 신발 찾기』 『어린이를 위한 비폭력 대화』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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