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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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미터 병풍 그림책 속에서 샘솟는 환상 예술 그림책입니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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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미터 길이의 병풍 그림책으로 조금 이상하거나 낯선 그림책입니다. 이파리 가득하던 나무가 하나둘 잘려 밑동만 남습니다. 잘린 나무 밑은 뿌리 속 세상입니다. 뿌리 속 세상은 생명력 넘치는 온갖 생물들이 한 몸처럼 살아 움직입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세상에는 수많은 생명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그림은 나무 한 그루의 가장 꼭대기에서 시작합니다. 푸르게 자란 잎잎이 그 어여쁨을 뽐냈을 것 같은 나무 한 그루. 지금은 잎도 사라지고 줄기도 사라져 밑동만 남은 나무. 기다리는 건 죽음뿐인 나무. 그러나 이 나무의 생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나무는 흘러흘러 새로운 생명을 낳고 자라고 꽃피고 화합하고 그것들과 하나를 이루더니 마침내 다시 새로운 세상을 피워 냅니다. 작가는 이를 ‘나무는 난다’고 표현합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세상에서는 줄기가 없어 끝내 말라 죽을 것만 같은 나무일 뿐이지만, 우리가 볼 수 ‘없는’ 세상에서는 훨씬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펼쳐 보입니다. 작가는 이 모습을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그림에 표현하여 작은 생명들에 숨결을 더해 줍니다. 그림은 알 듯 모를 듯한 추상화인 듯하지만, 조금만 마음을 기울여 바라보면 수없이 피어나는 생명들과 매우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구상화입니다. 이제야 왜 작가가 뿌리 속 세상을 이처럼 표현했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우리가 아는 우주가 커다란 우주의 겨우 한 부분일 뿐인 것처럼, 우리가 아는 나무 또한 그렇습니다. ‘나무 안에 우주가 존재하며 그 세상은 서로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작가는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었나 봅니다.
줄기와 가지와 잎사귀가 잘린 나무 그루터기 하나는 볼품이 없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생명이 피워내는 우주가 꿈틀거립니다. 볼품없는 것들을 볼품없다고 바라보는 순간 정말 그것들은 생명을 잃고 말지요. 전쟁은 그렇게 해서 생겨납니다. 그림책 <나무, 춤춘다>는 허름한 것들을 보듬어 주는 평화입니다.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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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유정
어릴 적부터 유일하게 싫증나지 않는 일이 그림 그리기였습니다.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놀이 삼아 날마다 상상 속에 빠져 지냈습니다.
알록달록 맘에 드는 물감과 색연필을 찾아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내면, 우주, 순환 같은 낱말들을 좋아합니다.
그 낱말들을 오랜 시간 들여다보고 귀 기울여 첫 그림책을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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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볼로냐국제도서전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대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