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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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르며 한국 독자뿐 아니라 전 세계 독자의 주목을 받은 정보라 작가의 첫 스릴러 장편소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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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이 없고 부작용이 없는 완벽한 진통제의 등장. NSTRA-14가 보편적인 진통제가 되자, 고통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뀐다. 그러나 고통이 사라지자, 오히려 고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신흥 종교 '교단'은 고통을 느끼는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 주장하며, 제약회사를 테러한다. 호수 근처, 제약회사가 철수하며 사람이 모두 떠나 폐촌이 된 황무지를 조사하던 형사들은 끔찍한 환각을 본다. 시체가 가득하고 발밑이 무너지는 환각을 보다 깨어난 형사들은 그곳에서 불법 약물 제조 시설과, 경찰에서 풀려난 뒤 숨어 있던 한을 발견한다. 한은 자신이 살인범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태도 형은 범인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지만 무수한 증거가 한을 범인이라고 가리킨다. 형사들은 한을 유치장에 잡아넣는다.
토네이도가 닥치기 직전, 네 번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유치장에 갇혀 있던 한이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CCTV는 고작 3분 동안 작동을 멈췄고, 3분의 앞뒤로 드나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발칵 뒤집힌 경찰서가 CCTV를 모조리 뒤져 모든 사람의 행적을 조사하지만 모든 사람의 알리바이가 완벽하다. 단 한 명만 빼고. 태의 담당 정신과 의사인 엽…
CCTV에 찍힌 엽을 돌려보려는 순간, 토네이도가 불어닥치며 건물이 정전된다. 건물이 온통 흔들리며 창문이 불안한 소리를 내며 깨져나간다. 한참이 지나 토네이도가 지나가고, 다시 불이 들어왔을 때, 엽은 어디에도 없다.
태는 어릴 적을 생각한다. 호숫가의 오두막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 이따금 밤에 호숫가로 나가면 도깨비불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아름답게 빛나며 태를 불렀다. 육체와 고통을 초월한 빛. 그 도깨비불이 엽이고, 교주이고, 외계인이었다는 것을 태는 이제야 깨닫는다. 교주로서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고, 교리를 벗어나 타인에게 고통만을 주려는 이단을 몸소 처단했다는 것도…
토네이도가 지나가고, 경은 현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돌아간다. 경은 끔찍한 고통을 아는 사람과 몸을 섞는다면 삶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태와 잠자리를 가졌다고 현에게 털어놓지 못한다. 삶의 의미를 알아내려던 탐색은 실패했다. 대신 경은 현에게 돌아가, 현의 아이를 낳고 싶다고 말한다. 과거의 고통에 매몰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엽은 지구를 떠난다. 우주선에 시동을 걸자 그 여파로 하늘은 초록색으로 물들고, 토네이도가 발생한다. 교단을 만들어 많은 사람을 죽게 했으니 엽은 다시 지구에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외계인이 지구로 파견될 것이고, 그들은 계속해서 인류의 고통을 연구할 것이다...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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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연세대학교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 석사,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여 한국에선 아무도 모르는 작가들의 괴상한 소설들과 사랑에 빠졌다. 예일대 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석사를 거쳐 인디애나대에서 러시아 문학과 폴란드 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SF와 환상문학을 쓰기도 하고 번역하기도 한다. 중편 「호(狐)」로 제3회 디지털작가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을, 단편 「씨앗」으로 제1회 SF 어워드 단편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