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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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애써 외면하려는 거짓과 폭력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진실을 똑바로 보게끔 함으로써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절대 잊지 않아야 할 깨달음을 준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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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는 익히 알려져 있듯 지난 2005년 TV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광주의 모 장애인학교에서 자행된 성폭력 사건에 대한 취재를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다. 작품 곳곳에 묘사된 폭력과 성폭행 장면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끔찍해서 독자로 하여금 종종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지만, 이 소설은 균형감이나 냉철함을 잃지 않는다. 자애학원과 결탁한 교육청, 시청, 경찰서, 교회 등 ‘무진’의 기득권세력들과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강인호, 무진인권운동센터 간사 서유진, 최요한 목사, 피해자의 어머니 등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인간군상을 통해 충돌하는 입장의 차이가 팽팽하게 그려진다. 또한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입하여 바라본 악의 본질, 거짓을 용인하는 우리들의 무의식을 통렬하게 그려내되 현실 고발적인 소설이 자칫 간과할 수 있는 균형감각을 끝까지 유지한다.
‘도가니’ 이후 세상은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도가니’ 속 지옥도가 펼쳐지는 곳은 ‘무진’이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가상의 먼 공간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이다. 자기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교육청 장학관과 시청 공무원, 진실이 명백하게 드러나 보이는 끔찍한 사건에서도 가해자 편에 서서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인, 가난한 피해자들의 부모가 다른 길을 찾지 못해 결국 합의하고 마는 현실……. 이야기의 외피를 벗고 나면 “서로서로 대학동기, 선후배, 고시동기, 처삼촌, 고등학교 동창의 사돈, 사위의 은사”(298면)로 엮인 기득권의 공고한 커넥션은 지금도 그리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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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 <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1989년 첫 장편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 『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의 대표 작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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