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a company receives an assassination order, it pays the main character in the story to write a “death scenario.” Afterwards, the company follows the “death scenario” to assassinate the target, making it look like an accident. The main character carries his name card, which introduces him as a consultant. The story makes it clear that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killing someone and being made redundant by a company. The story arrives at the final rebuttal against an excuse by companies that they have no choice but to lay off their employees. The company in the story hires a killer, but the company represents a social system that is full of uncertainty and opacity and ineffective bureaucracy. In the story, materialism is portrayed as a symbol without any specifics, and suspicious deaths that occur remind readers of our own society that is still not transparent, logical, or rational. The cynical humor from the beginning of the story mocks the absurdity of injustice and inequality, and the writer uses the thriller narrative for readers to re-examine the society we live in. The writer stated that his purpose for writing the book was for his readers re-examine what we take for granted and what we believe to be entitled to. To write the perfect scenarios of death included in the story, the writer perused pages of forensic medicine and got inspiration from obituaries in newspapers. The killing scenarios are used as frame stories, and readers can enjoy reading them like short thriller stories in the book. The book, however, is not a simple thriller. There are certain repeated keywords throughout the novel such as “mountain gorillas” and “Congo,” allegories for innocent victims in the huge mechanism of capitalism. Starvation and the slaughter of people and animals are the consequences of our apathy over what we deem to be inconsequential under the excuse that there is nothing we can do about it. The book reminds readers how we turn a blind eye and bury the truth with that excuse.

암살 청탁을 받은 회사는 주인공에게 ‘킬링 시나리오’를 의뢰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쓴 시나리오에 따라 목표물을 ‘티 안 나게’ 완벽한 우연을 가장하여 암살한다. 주인공의 명함에 적힌 직업은 ‘컨설턴트’이다. 죽음도 일종의 구조조정인 것이다. 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종착지는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흔히 변명하는 ‘어쩔 수 없다’에 대한 통렬한 반박이다. 소설에서 킬러를 고용하는 건 ‘회사’인데, 회사란 정체는 불명한 이 사회 시스템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컨설턴트》는 갖가지 상징으로 가득 차 있다. 회사는 관료주의의 상징이다. 이 작품 속에서 자본주의는 구체성이 제거된 상징으로 표상된다. 곳곳에 등장하는 수상한 죽음들은 아직도 우리나라가 투명하지도, 상식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음을 뜻한다.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시니컬한 유머는 부조리한 현실을 비웃고 있으며, 작품에 사용된 추리적 기법은 사회적 성찰을 위한 장치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이 누리는 것의 정당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당연한 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게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작가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완벽한 죽음의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법의학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신문의 부고란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다. 주인공이 쓰는 킬링 시나리오가 액자소설로 등장하면서 커다란 서사 속에서 잘 짜인 또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단순히 말초적인 재미만을 주기 위해 이 작품이 쓰였다면 그저 그런 킬링타임용 소설에 그치고 말았을 것이다. 《컨설턴트》에는 콩고와 마운틴고릴라, 등의 키워드가 반복된다. 이것은 자본주의 속에서 일반인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알레고리에 대한 일종의 암시이다. 별거 아니라 생각하고 무심히 넘긴 것들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인류의 기아와 살상 등을 불러일으킨다는 무시무시한 상상-혹은 현실-은 “어쩔 수 없다”라는 말 속에 진실을 은폐해버리는 현대인을 각성시킨다. 이것은 작품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커다란 함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