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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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서 번져 나온 몽상과 공포의 세계, 혐오 혹은 공감에 관한 다른 두 세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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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없는 별들》에는 은림 작가의 〈우물 속의 색채〉와 박성환 작가의 〈공감의 산맥에서〉가 실렸다.
〈우물 속의 색채〉는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으로 저주받은 황무지가 된 곳, 아컴에서 시작한다. 기이한 생태와 변이에 대한 괴담들이 전해 내려오는 오염 지역은 이제 아무도 살 수 없었고 저수지가 될 예정이다. 여성 식물학자 호프는 수몰될 위기에 처한 기형 식물들에 대한 보고서를 쓰기 위해 아컴으로 들어간다. 호프는 운석이 떨어진 지역의 식물들이 황홀한 형태와 색채로 변이된 것을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채집하기 시작한다. 그의 앞에 황금빛으로 물결치는 버섯 군락을 채집하려던 중 그것이 어쩌면 발밑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존재가 흔드는 작은 촉수와 같다는 착각을 느낀다. 그때 오색 포자들이 솟구치며 안개 너머에서 수백 개의 촉수들이 호프의 몸을 휘감는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수도사업소의 남자 둘과 함께였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호프는 샘플을 가지고 학교에 돌아와 연구에 몰두하면서, 자신이 꽤 오래 생리를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공감의 산맥에서〉의 배경은 1909년 남극 대륙. 남아메리카 곳곳에 흩어져 사는 여성 9인이 복권에 당첨된 기념으로 남극 탐험을 떠난다. 극점으로 향할수록 그들은 시간의 뒤섞임 속에서 환각과 몽상에 빠져들고, 마치 바다나리를 닮은 놀라운 존재를 마주한다. 바다나리는 상처 입은 듯 몇 군데에서 즙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탐험대는 메스를 들고 가르고 쪼개는 대신 표토를 구해 바다나리를 심고, 생육하게 두고, 곁에서 이해하려 한다. 혹한 속의 환상인지 알 수 없으나 그들은 바다나리와 공감한다. 어느 날은 바다나리를 위한 온실에서 경이로운 조각들을 발견한다. 벽면의 부조와 바닥의 환조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언어였다. 그리고 바다나리가 자신의 언어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에는 놀라운 진실이 들어 있는데….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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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림, 박성환
'은림: 소설가, 편집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오컬트 카드 제작자. 〈할머니 나무〉와 〈할티노〉로 두 해 연속 황금드래곤문학상을 수상했다. 단편집 《노래하는 숲》을 펴냈고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만냥금〉을 게재했다.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1, 2) 《윈드 드리머》 《환상 서고》 《오늘의 장르 문학》 등의 앤솔로지에 참여했다.
박성환: 제1회 과학기술창작문예에서 〈레디메이드 보살〉로 단편 부문 수상했다. 이 작품은 영화 〈인류 멸망 보고서〉에서 “천상의 피조물”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로 영상화되었다. 《백만 광년의 고독》 《SF 크로스 미래과학》 등의
앤솔로지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