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racters in What you requested are adolescents. Nonetheless. we cannot generalize them to be mere adolescents. Each is a single, unique individual whose life the author has observed by spending a long period at their side. The author represents each based on multi-layered memories of them.

Seven stories are written in a polished style with a quick but well-controlled tempo. The author dexterously delivers somewhat serious and dark stories with wit and humor. Thanks to the author's seasoned writing skill, readers may laugh, swear at the world, and finally end up crying with the characters as they read each story. In What you requested, readers will meet real youths at the boundaries and beyond, youths who withstand the polluted world. Overall, What you requested is a book about resilient adolescents who bravely face the world of absurdity, anxiety, and unexpected violence. The stories are fun but not fun, and therefore can be called sad comedies.

The author highlights the life of characters who so clearly live near us but who are often made invisible. A teenager who lives on delivery service and wishes not to worry about money, a youth who has to hide his love for someone, a sensitive boy who, for the first time, opens a condom box, and an adolescent who lives invisibly in foreign back streets. These youths repeatedly face situations in which they are forced to hide something or to explain something. However, they seem to say that they have nothing to explain. People try to categorize these youth in some way or treat them as invisible beings. But, needless to say, they shine brightly.

『곰의 부탁』 속 인물들은 모두 청소년이지만, ‘청소년’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 지칭되곤 하는 집단으로 획일화될 수 없다. 작가가 오랫동안 그 곁을 지키며 마음속에 층층이 축적해 온 한 명 한 명의 아이들 모습이 녹아 있기에, 이야기 속 아이들의 삶 하나하나가 고유하다.

경쾌한 템포로, 그렇지만 흩날리지는 않고 단정하게 흘러가는 문장들이 일곱 편의 소설을 이룬다. 소설 속 갑갑하고 무거운 상황을 가뿐하고도 무심하게 툭툭 풀어내는 능숙함, 그 사이사이에 위트와 유머를 쉼표처럼 박아 놓는 진형민 특유의 노련함이 응축되어 있다. 덕분에 이 책의 독자는 웃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가끔은 이야기 속 인물과 함께 세상을 향한 욕지거리를 내뱉고 말 것이며 끝내는 울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곰의 부탁』으로 만나게 될 아이들은 경계 위의, 경계 밖의 청소년이자, 탁한 풍경 속에서 버티며 살고 있던 진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곰의 부탁』은 부조리와 그로 인한 불안이 도사리고 있는, 느닷없는 폭력의 가능성마저 감내해야 하는 이 세계를 꿋꿋이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웃기지만 하나도 웃기지 않은 이 이야기의 장르는, 말하자면 “웃기지도 않은 코미디”인 것이다.

작가는 바다나 해처럼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명백함에도 많은 이들이 제대로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던 존재들을 각 이야기의 무대 중심에 세웠다. 배달 노동을 하며 돈 생각 좀 안 하고 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 쉬쉬 숨겨야 하는 사랑을 하는 아이, 예민한 마음으로 콘돔 봉투를 처음 뜯는 아이, 타국의 골목에서 세상에 없는 듯 살아가야 하는 아이까지. 이 아이들은 숨겨야 하거나 자꾸자꾸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지만 실은 할 말 없음이 가장 솔직한 내 심정이라며 설핏 속내를 내비친다. 세상이 지레 넘겨짚거나 심지어 없는 취급을 할지라도, 이들이 눈부신 노란색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더 보탤 말이 없을 정도로 명백한 사실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