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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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의 고른 호평을 받아온 작가 김숨의 아홉 번째 장편소설로,300여 개에 이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제증언 재구성하여 치밀한 서사를 완성해낸 작품이다.
- Book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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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가 단 한 명뿐인 어느 날을 시점으로 한 이 소설은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밝히지 않고 살아온 어느 ‘한 명’의 위안부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80여 년 전 열세 살 소녀였던 그녀는 마을 강가에서 다슬기를 잡다 난데없이 나타난 사내들에게 잡혀 만주로 끌려간다. 그날 이후, 강제로 끌려온 다른 소녀들과 함께 일본군에 의해 육신을 난도당하는 성적 학대와 고문을 당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참혹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그녀는 아픈 기억을 짊어진 채 고향으로 되돌아오지만 더 이상 그녀를 기다리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끔찍한 트라우마는 그녀에게 수치감과 모욕감만을 남겼고, 이미 죽은 자로서 긴 세월 자기 자신의 정체성마저도 잊은 채 숨죽이고 살아가게 한다. 자신의 과거가 사람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하며 형제들까지도 피해 홀로 힘겹게 살던 그녀는 조카의 부탁으로 재개발 예정 구역에 기거하며 이름도 없는 삶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티브이를 통해 공식적인 위안부 피해자가 한 명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그녀는 이제야말로 세상에 혼자 남는다는 두려움을 느끼며 지금껏 숨겨왔던 자신의 존재를 밝혀야겠다는 용단을 내린다. 마침내 닫혔던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 그녀는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사경을 헤매는 마지막 위안부 생존자를 만나기 위해 버스에 오른다. 가는 길 위에서 그녀는 삼인칭으로만 존재해온 ‘한 명’에서 마침내 '풍길'이라는 열세 살 때 지녔던 제 이름을 찾게 된다. 그녀가 마지막 생존자를 만나러 가는 길은 그동안 자신을 놓아주지 않던 과거와의 만남이자 그 시절로 돌아가 위안소에서 희생된 그 모든 ‘한 명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다름 아니다. 이것은 그녀가 비로소 이름을 지니게 되고 지금까지 존재해온 이유에 답하는 순간이자 진정한 새로운 좌표를 찾게 되는 순간이다.
『한 명』은 그간 한국문학이 잘 다루지 않았던 ‘위안부’ 문제를 본격적인 문학의 장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 About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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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대전일보』, 1998년 『문학동네』로 등단했으며, 소설집『투견』 『침대』 『간과 쓸개』, 장편소설 『백치들』 『철』『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물』 『노란 개를버리러』가 있다. [허균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 A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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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2017, 특별상
- Se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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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도서,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