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s by Pyeon Hyeyoung start out with unexpected incidents. As the narrator tracks the causes of such incidents and the dark veil of life is lifted, the cruel truth hidden behind the darkness slowly reveals itself. The way characters try to remove the darkness in their lives meet the phraseology of Pyeon Hyeyoung and drive the reader into the tense situation of the characters, putting  a reader into a breath-taking thrill and involved in solving the mystery. 

The title piece, 少年易老, comes from Chu Hsi's work 少年易老學難成, which means "A boy may get older easily but it is difficult to master one's studies." When we focus on the change of a boy becoming an adult, the reason 少年易老 appears at the forefront of the book has great significance. What would the boy look like when he gets older? In other words, what does the adults in the novel look like? 

What does it mean to become an adult? Knowing oneself better than anyone else and therefore maintaining one's dignity in any situation? Pyeon Hyeyoung then asks a serious question. Will an adult be able to withstand every unexpected thing in the world? The once-kind father loses his kindness as he looks after his grandfather on his mother's side(Next Guess), another character worked so hard and faithfully but eventually he was severely injured (Wonder Box), and even when appropriate amount of weedkiller was used but the yard is ruined ( (Lawn). In front of an incident you failed to anticipate, your body freezes in panic, maybe even collapses. Then you become obsessed with a single question. Whose fault is it? Why am I suffering because of someone else's fault?

Once this question is asked, there is no end. You must find the one responsible. Even when you ask whose fault it was, in the end, there is only one answer. And that answer may be the one you wanted to avoid the most. The fact that you were there at the start of it all. It is unclear when it started, but as if life already knew you would fall, it drags you down into its fully-prepared trap. Within the pain, unable to blame anyone but yourself, will you be able to withstand the truth?

편혜영의 소설들은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신 앞에 놓인 사건 사고들의 원인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인생에 드리웠던 장막이 조금씩 걷히고 숨겨져 있던 진실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삶의 어둠을 지워내려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편혜영의 문장과 만나 독자들을 숨 막히는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고 작품 속 추리극에 동참시킨다. 

표제작 「소년이로少年易老」는 주자의 문집에 수록된 시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의 앞부분을 따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흔히 ‘소년은 늙기 쉽지만 학문을 익히는 것은 어렵다’는 의미로 잘 알려져 있다. 소년이 어른이 된다는 변화에 초점을 두고 보았을 때 「소년이로少年易老」가 작품집 제일 앞에 놓인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나이 들어버린 소년, 즉 소설 속에서 어른은 어떤 모습일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는 것, 그래서 어떠한 상황에도 의연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걸까. 편혜영은 바로 이 지점에서 독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하나 던진다. 삶에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해도 다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너무나도 다정하던 아버지는 외할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며 그 다정함을 잃어가고(「다음 손님」), 성실히 일했을 뿐인데 속수무책으로 큰 부상을 입게 되고(「원더박스」), 용량대로 제초제를 사용했지만 왜인지 마당은 엉망이 되어버린다(「잔디」). 상상도 못 한 일 앞에서 우리는 온몸이 굳어버린 듯 당황하고, 더러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결국 하나의 질문에 집착하기에 이른다. 대체 누구 잘못이냐고, 누구의 잘못으로 내가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냐고.

한번 묻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이 불운을 책임질 자를 찾아내야만 하기 때문에. 누구 탓이냐는 질문에 질문을 더해보지만 그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답은 단 하나이다. 그것은 어쩌면 가장 피하고 싶었던 답, 바로 이 모든 불운의 시작에 내가 있다는 것. 언제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마치 내가 빠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인생은 우리의 다리 한쪽을 당겨 이미 준비되어 있던 함정으로 끌어들인다. 자기 자신 외에 누구도 탓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우리는 그 불편한 진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