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first snowy day of the year, the little mole, who is going home, meets a small white snowball. The little mole quietly speaks to the lump of snow. The lump of snow listens to him without words. The little mole waits for the bus to go home with his friend.

He naturally becomes friends with the lump of snow. At the same time, the children who are reading the book break down the boundary between reality and fantasy and enter the world of the little mole where the first snow has fallen.

When he says the snowball is his friend, the bear, the bus driver, says, “It’s just a snowball. It’ll melt anyway.” Listening to this, the little mole tactfully turns the snowball into what looks like a bear. But the fox, the next bus driver, looks at the bear-looking lump of snow and says, “A bear? Are you talking about that big lump of snow?” The little mole just thinks he should downsize his friend and does so.

At the center of the whole narrative, there is the little mole's faith that the snowball is his friend, from the beginning to the end. His faith communicates with the imagination of children who freely cross the boundary between fantasy and reality. The bear and the fox talk like adults in the real world, but rather than offering disappointment, they make the pure heart of the little mole stand out, so the reader learns what is inside.

Soon, the night comes. We now feel sorry for looking at the little mole and his friend still waiting for the bus in the snow. And a bus arrives. The deer driving the bus says, “Oh, dear, you are freezing.” He worries and tells them to get in. The deer is the only character who acknowledges the world of the little mole. He could be a metaphor for an adult who protects the world of a child. There is another adult who recognizes the world of the little mole. It is his grandmother who welcomes him at home. She, as always, carefully listens to him. The narrative in this picture book is completed when the stable adults who protect the world of the little mole are added to it. In fact, the imagination of a child grows richer when an adult participates in it because the child feels secure when the adult acknowledges his or her imaginary world.

첫눈 오는 날, 집으로 가던 두더지는 작고 하얀 눈덩이를 만납니다. 두더지는 눈덩이에게 조근조근 말을 걸어 봅니다. 눈덩이는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줄 뿐입니다. 두더지는 친구와 함께 집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립니다.
두더지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눈덩이와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스럽게 첫눈이 내린 두더지의 세계에 자리를 잡습니다.
눈덩이와 친구라는 두더지의 말에 버스를 운전하는 곰 아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눈은 눈일 뿐이란다. 결국엔 사라져 버리지.” 그 말을 들은 두더지는 눈덩이를 요리조리 만져서 곰처럼 보이게 합니다. 심지어 여우 아저씨는 그런 곰 모양 눈덩이를 보며 또다시 “곰? 저 커다란 눈덩이 말이니?”라고 하지만 두더지는 그저 너무 커서 그런가 싶어 크기를 줄일 뿐입니다.
이 모든 서사의 중심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덩이가 자신의 친구라고 믿는 두더지의 믿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현실과 환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맞닿아 있지요. 마치 현실 속 어른의 목소리 같은 곰과 여우 아저씨의 말은 섭섭함을 주기보다 오히려 두더지의 순수한 마음을 돋보이게 하여 그 마음을 독자에게까지 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밤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눈 위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두더지와 친구를 보며 안쓰러워질 무렵, 버스 한 대가 옵니다. 버스를 운전하는 사슴 아저씨는 둘을 보자마자 “이런, 너희들 꽁꽁 얼었구나.” 하고 걱정하며 어서 타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사슴 아저씨는 두더지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역할입니다. 그 세계를 지켜 주는 어른의 존재라고 볼 수도 있지요. 이렇게 두더지를 인정해 주는 또 다른 어른이 있습니다. 집에 돌아온 두더지를 따듯하게 맞이하는 할머니입니다. 할머니는 언제나처럼 두더지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이 그림책 속의 서사는 두더지의 세계를 지켜 주는 안정된 어른들의 시선이 더해져 완성됩니다. 실제로도 어린이의 상상력은 어른이 그 상상에 참여할 때 더 풍부해집니다. 어른이 자신의 세계를 인정해 주었다는 든든함이 더해지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