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 Когда в ДМЗ приходит весна

Корейский полуостров разделён на Север и Юг, между которыми пролегает ДМЗ – демилитаризованная зона. «Демилитаризованная» значит «без оружия». Как ни парадоксально, именно потому, что для людей вход в ДМЗ запрещён, многочисленным животным и растениям живётся здесь мирно и спокойно. Дедушка раз за разом поднимается на смотровую площадку, откуда видно ДМЗ, и мечтает о дне, когда он сможет свободно видеться с родными и друзьями по ту сторону границы.

(English) When Spring Comes to the DMZ

The demilitarized zone (DMZ) symbolizes the division of the country. It refers to an area between the barbed-wire fences built 2 km away from the 248 km long military demarcation line between the north and south. The line stretches from the mouth of Imjingang river in the west to the sea at Goseong, Gnagwon Province in the east. This space is a forbidden land that nobody is allowed to enter.

Although DMZ means an "unarmed area," over a million soldiers armed with various weapons stand guard at its borders, staring at each other across the divide. Paradoxically, many plants and animals that have disappeared or on the verge of extinction live in the DMZ and the surrounding areas because the entrance of people is restricted. 

When Spring Comes in DMZ talks about nature in the DMZ and people. Otters, elks, wild boars and mountain goats abound in the DMZ and various types of birds nest and breed there. A school of salmons returns here to spawn and migratory birds fly freely overhead. But people can’t live there. As the seasons change, only soldiers march by for training, to fix the rusty barbed-wire fences or just on guard duty. Tourists and displaced people can just go up the observatory to look out over the DMZ with binoculars.

Each season, a grandfather goes to the observatory to look out over the DMZ with his grandson. At the observatory, the grandfather looks vacantly at the northern land or blankly at the empty north sky. Repeating this for several decades, he does not want to go up the observatory any more. If spring comes again, he wants to open wide the tightly closed iron gates of the DMZ and walk in to lie down on the sunny grass and look at the blue sky because that’s the hometown he misses so much. This wish isn’t only his. It’s the wish of all the old men and women who left their hometowns on the other side of those barbed-wire fences and the wish of everybody living in North and South Korea. 

분단의 상징 비무장지대, 서쪽 임진강 하구에서부터 동쪽 고성군 명호리 바닷가까지 248킬로미터에 이르는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2킬로미터씩 물러나 세워진 철책과 철책 사이의 이 공간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금단의 땅입니다.

비무장지대는 ‘무장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뜻이지만 그 가장자리로는 남북 양쪽에서 백만 명이 넘는 군인들이 갖가지 무기로 무장을 한 채 서로 노려보며 맞서고 있지요. 사람들의 출입이 제한된 까닭에, 역설적이게도 비무장지대와 그 언저리에는 다른 곳에서는 사라졌거나 사라질 처지에 있는 동식물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바로 그 비무장지대의 자연과 사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수달과 고라니, 멧돼지와 산양 들이 그곳을 뛰어다니고, 갖가지 새들이 그곳에 둥지를 틀고 번식을 합니다. 연어 떼가 그곳의 강을 찾아와 알을 낳고, 철새들이 그곳을 자유로이 넘나들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그곳에 살 수 없습니다. 군인들이 철따라 행군을 하고, 출동 훈련을 하고, 녹슨 철조망을 수리하며 철책을 지키고 있을 뿐이요, 관광객들과 실향민들이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으로 그곳을 바라볼 뿐입니다. 

그 비무장지대를 ‘바라보는’ 곳, 전망대를 할아버지는 철마다 손자와 함께 찾아옵니다. 그곳에서 할아버지는 북녘 땅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하고, 텅 빈 북녘 하늘을 하염없이 쳐다보기도 합니다. 그러기를 벌써 몇 십 년, 할아버지는 이제 더 이상 전망대에 올라가고 싶지 않습니다. 다시 봄이 오면, 할아버지는 굳게 닫힌 비무장지대의 철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그 곳으로 걸어 들어가, 양지 바른 풀밭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싶습니다. 왜냐 하면 그곳이 할아버지의 그리운 고향이기 때문이지요. 어찌 그것이 할아버지 혼자만의 바람일까요? 철책 너머에 고향을 두고 온 모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소망이요, 남한과 북한에 사는 모든 이들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