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le writing a doctoral dissertation on Western medieval economic history, the narrator of this novel discovers at the Sorbonne Interuniversity Library archives an interesting compilation written in the early 14th century by William, a Franciscan monk from Baskerville. The book, Records of the Noblest and Most Monstrous Things in the World, was a record of scary and bizarre events, such as murders, disappearances, cannibalism, plagues, heretic trials, and burning at the stake encountered by William upon arriving at the monastery in Besançon, a hotbed of heresy, after receiving a request for his immediate presence from Bishop Pierre.

As stated in the Johan Huizinga quote at the beginning of the novel, reality and life are always switching between two opposite poles. This novel blends together the smell of blood with that of roses, the fear of hell with innocent pleasures, absolute contempt for earthly pleasures with its unstoppable addiction, hatred with love, and good with evil.

The epilogue, written by the author's friend Kim Yeonsu, is a clear reminder about the difficulties faced by the novelists of the time. It offers a glimpse into why Kim Gyeong-wook felt as if he had no choice but to write The Golden Apple. This is a recommended book.

서양 중세경제사에 대해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소설의 화자는 소르본 대학 도서관 고(古)문헌실에서 우연히 바스커빌 출신의 프란체스코 회 수도사 윌리엄이 14세기 초에 쓴 서책의 채록 편집본을 발견한다. 서책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가장 고귀하고 가장 괴물 같은 일들에 관한 기록』은 영원의 도시이자 이단의 온상인 베르송의 피에르 주교로부터 급히 와달라는 서찰을 받고 수도원에 도착하면서 윌리엄이 겪게 되는 살인, 실종, 식인, 흑사병, 그리고 이단 재판과 화형 등 무섭고도 기괴한 사건들의 기록이었다. 소설의 첫머리에서 김경욱이 인용한 호이징가의 말처럼 현실은, 그리고 삶은 늘 극에서 극으로 치닫는다. 피비린내와 장미향이 뒤섞이고 지옥의 공포와 순진한 쾌락이, 지상의 쾌락에 대한 절대적 경멸과 이에 대한 미칠 듯한 탐닉이, 증오와 선량함이, 그리고 선과 악이 한데 섞여든다. 문우 김연수가 쓴 발문은 이들 세대의 소설가들이 당면하고 있는 소설적 곤경에 대한 명징한 고해(告解)다. 『황금 사과』를 써야 했고, 쓸 수밖에 없었던 김경욱의 고민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