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can the lives of ordinary individuals, whom no one remembers except for their families, be restored? How can their lives be extended in the name of history? To restore the lives of his parents, who left no records of their own, sociologist Nho Myungwoo used popular Korean movies from the 1920s to 1970s as source material. This is because, at one time, movies were the most common way that ordinary people who were mostly illiterate interpreted and responded to their realities.

Nho's father was born in a small rural village during the Japanese occupation of Korea, and he journeyed through Manchuria and Nagoya to end up running a club near an American military base in Paju. Meanwhile, Nho's mother was born to a poor household in Changsin-dong, Seoul and became an orphan during the Korean War. Afterward, she worked at a beauty salon near a military base, styling the hair of Korean prostitutes for the U.S. military. The two people's lives converge through scenes from popular movies of the time and extend to all those who lived in that era. "We do the things we do to survive," "We must study to succeed," and "Family is the only thing we can rely on." The Korean values that permeate through the lives of Nho's parents unfold in each old film.

Nho affectionately illustrates how the major points of modern Korean history reveal themselves in his parents' lives, from Japanese colonial rule and the Korean War to military dictatorship and industrialization. This book shows readers that popular films can be a very useful tool for revealing the values of the world that people of the time use as their life philosophies. As stated by sociologist Eva Illouz, the popular appeal is created when "the values of a society, fear in looking at a particular problem, and the excitement of imagination" all come together. Through the films covered in this book, readers can gain insight into the hopes, dreams, anxieties, fears, pains, and frustrations that ordinary people of the era had and felt.

가족 이외에는 누구도 기억해 주지 않는 평범한 개인의 삶은 어떻게 복원될 수 있을까? 그들의 삶은 또한 어떻게 역사라는 이름으로 확장될 수 있을까? 사회학자인 아들은 스스로 별다른 기록을 남기지 못한 부모의 삶을 복원하기 위해 1920~1970년대 한국 대중 영화를 주요 소재로 삼았다. 한때 영화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않는 보통의 존재들이 당대를 해석하고, 그에 반응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만주와 나고야를 거쳐 파주 미군 기지 근처에서 클럽을 운영하며 달러를 쓸어 담았다. 그의 어머니는 서울 창신동의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나 전쟁 통에 고아가 되었고 전후 기지촌 미장원에서 양공주들의 머리를 말며 살았다. 두 사람의 삶이 당대 흥행 영화들이 그리는 세속의 풍경과 만나 그 시대를 살았던 모든 이의 삶으로 확장된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 “공부해야 출세하지!”, “믿을 건 가족뿐” 등등 부모의 삶이 온몸으로 증명하는 세속의 가치들, 우리 모두의 인생에 새겨진 ‘한국적인’ 세상 물정이 오래된 필름과 함께 펼쳐진다.
저자는 식민 지배, 한국전쟁, 군부독재와 산업화 등 현대사의 큰 줄기가 개인의 삶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면밀하면서도 매우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낸다. 이 책은 대중 영화가 당대인들이 생활 철학으로 삼는 세속의 가치들을 드러내는 데 매우 유용한 텍스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가 인용한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의 말처럼 대중성은 “어떤 사회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 특정한 문제를 바라보는 두려움, 함께 흥분하며 설레는 상상력 등을 이야기 속에 녹여 낼 때” 생기는 현상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흥행 영화들을 통해 우리는 당시의 관객, 즉 그 시대의 보통 사람들이 마음속에 품었던 꿈과 소망, 불안과 공포, 고통과 좌절을 짐작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