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rounded by a low stone wall, there is a small vegetable garden. A child wearing red boots comes to the garden to sprinkle lettuce seeds. A person with experience sprinkling lettuce seeds would know how lightly they flutter in the air. Soon, the seeds sprout and the sprouts grow in the wind, rain, and sunshine. The child wearing red boots waters them and weeds out the lettuce that starts to jam-pack the garden. Now it’s time to eat the full-grown lettuce by having meat and raw fish wrapped in lettuce. This picture book lets readers take time to look into the lettuce, which they may have paid little attention to before. The various expressions of the lettuce and its soft green leaves look fresh and lively. The small garden inside the stone wall and the red boots are absolutely lovely. The sequence of growing lettuce in the garden happens naturally as time goes by, but in the world created by the needlework of the author, those ordinary events feel extraordinarily tender. The power of having us discover the beauty of the world radiates from the book.

The story of the lettuce is not finished. It seems that every leaf of lettuce has been eaten. And now, the lettuce that has grown from the seeds thrown outside the stone wall are in blossom. The flowers become seeds. The child gathers them to send half to the uncle who lives far away and keep the other half. For the children who are reading the book. The open hand of the child offering readers the lettuce seeds starts another story. After finishing the book, readers stand in front of a new story of their own. What would it be like?

The pages of the book are flat and smooth when you actually touch them, but they begin to play tricks on your senses and strange textures begin to be felt. It is because the details are delicately expressed with the fabrics. The stone wall is represented with rough and rugged cloth, the blazing sun with wool, and the cool puddle with a mesh cloth. The main character lettuce is expressed with green fabrics. As it grows, the shapes and colors become mature. Lettuce Seeds is a picture book to please your eyes, rather than require your thoughts, a lovely picture book that you would want to look into repeatedly.

작은 돌담 안, 작은 텃밭이 하나 있습니다. 그 밭에 빨간 장화를 신은 아이가 찾아와 상추씨를 후르르 뿌립니다. 상추씨를 뿌려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요, 상추씨가 얼마나 가볍게 흩날리는지 말이에요. 어느새 씨앗은 싹을 틔우고 바람, 비, 햇빛을 받고 자랍니다. 빨간 장화를 신은 아이는 상추에 물을 주고, 텃밭을 꽉 채우게 자란 상추를 솎아 주기도 합니다. 이제 완전히 자란 상추를 먹을 일만 남았지요. 맛있게 고기도 싸 먹고 회도 싸 먹습니다. 그림책은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상추를 천천히 섬세하게 들여다보게 보게 합니다. 다양한 상추의 표정, 초록의 여린 잎사귀들이 풋풋하고 생동감이 넘칩니다. 돌담을 두른 작은 텃밭도 빨간 장화도 그지없이 예쁩니다. 텃밭에서 상추를 키우는 일련의 일들은 시간에 따라 무심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작가가 바느질로 완성한 세계에서는 이런 평범한 일들도 다정하게 다가옵니다. 세계를 아름답게 다시금 보게 하는 힘, 그 힘이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지요.
상추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상추를 다 먹은 것 같은데 무심히 돌담 밖에 씨가 뿌려졌던 상추가 꽃을 피우지요. 꽃은 씨가 됩니다. 아이는 그 씨를 받아 반절은 멀리 사는 삼촌에게 보내고 반절은 남겨 두지요. 바로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말이에요. 독자를 향해 펼쳐진 아이의 손, 그 손에서 건네받은 상추씨로 다시금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독자들이 만들어낼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까요?
손끝으로 책을 만지면 평평하고 만질만질하지만, 왠지 다양한 질감이 느껴질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다양한 천의 질감으로 섬세하게 디테일을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돌담은 까슬까슬하고 오돌토돌한 천으로, 이글이글한 햇빛은 털실로, 시원한 물웅덩이는 망사 천으로 표현했지요. 주인공인 상추는 다양한 녹색 천으로 표현했습니다. 상추는 자랄수록 모양이 잡히고 색이 진해지지요. 머리로 생각하기보다 눈이 먼저 좋아하는 그림책, 자꾸 손이 가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