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h Tae-gyeong the Q&A Villain by Jung DaeGun—the winner of the 2020 Hankyung Spring Literary Contest—tells the story of Cho Hye-na, an independent filmmaker who has not been unsuccessful at the box office. One day, she meets an argumentative man named Goh Tae-gyeong at a post-screening Q&A, and decides to make a documentary film about him. Those who ask rude or strange questions at such Q&As are known as Q&A villains and Goh is one of them. This novel makes careful observations of contemporary society and presents a fresh new interpretation, while at the same time leading us to imagine the loosely connected community around films and theaters, and unfolding a heartwarming story about what goes on within that community. 

The scope of the novel is not limited to the film industry. Rather, it is about ‘villains’ that we encounter in our daily lives and failures of today’s youth. Goh once came within inches of getting a great opportunity as an assistant director to a famous director.  However, a project that looked so promising went to pieces; he was stabbed in the back by someone he trusted and fell into deep despair. Cho Hye-ha’s life has not been vastly different. She dedicates herself to filmmaking, but frequently regrets the choices she’s made as a director. She reminds us of our own lives where we’re faced with choices every day. Our best efforts do not always yield the best results. The novel takes a close look at things we love without losing sight of them, and tells us to focus on moments when we can say “Okay” with ease. In other words, we realize that there are ‘Okay’ moments on top of moments of success and achievement. 

“I wanted to do a good job. I made no major mistakes and worked hard on the storyboards. How come we always end up hating what we used to love?” Hye-na’s question reflects the way our success-driven society makes us hate the things we used to love and feel guilty about our very existence. Everyone is required to fulfil their role, and is forced to make constructive choices only.  Hye-na realized that life is nonsensical and mainly consists of disappointing outtakes. “Being professional at making choices is impossible to start with. I’ll continue to make mistakes and have regrets, but at least I won’t hate what I love.” Her statement makes us consider our obsession with accomplishment and life beyond that."

"2020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부문 당선작 정대건의 『GV 빌런 고태경』은 흥행에 실패한 독립영화 감독 조혜나가 관객과의 대화(Guest Visit)에서 ‘GV 빌런’ 고태경을 만난 뒤, 그가 주인공인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GV 빌런’은 ‘관객과의 대화(Guest Visit)’와 악당이라는 뜻의 ‘빌런(villein)’의 조합어로,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상하고 무례한 질문으로 분위기를 흐리는 관객을 말한다. 동시대의 현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젊은 감각으로 해석해낸 이 소설은 영화와 영화관을 둘러싼 느슨한 취향의 집합체를 상상하게 하면서, 편안하지만 따듯한 영화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경쾌하고 군더더기 없는 필치로 그려낸다.

이 소설은 영화계뿐 아니라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빌런’에 대한 이야기이자 실패한 청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손에 닿을 만큼 기회에 가까이 갔던’ 유명 감독의 조감독 출신 고태경. 흥행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던 영화가 엎어지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폐인이 되어 인생의 나락에 떨어지기도 한다. 영화감독을 꿈꿔온 조혜나의 삶 역시 비슷하다. 영화에 매진했지만 늘 ‘노 굿(NG)’과 ‘오케이(OK)’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내리지 못했다고 자책하게 되는 영화감독의 삶은, 매 순간 선택을 마주하는 우리의 삶의 면면과도 닮았다. 최선을 선택하지만 언제나 최고의 결과를 내지는 못하는 우리의 삶. 이런 삶들 속에서 『GV 빌런 고태경』은 사랑하는 걸 놓치지 않고 더 꼼꼼히 클로즈업하며 마음 편하게 ‘오케이’라고 외칠 수 있는 삶의 순간에 집중하기를 요청한다. 비단 성취와 성공의 순간만은 아닌 ‘오케이의 순간’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잘하고 싶었는데, 큰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콘티도 열심히 그렸는데. 우리는 왜 우리가 사랑하던 것들을 미워하게 될까”라는 조혜나의 고백처럼, 성과만을 강조하는 사회는 우리가 사랑하던 것을 미워하게 만들고, 존재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하며, 우리에게 1인분의 몫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한 생산적인 선택만을 강요한다. 그러나 “삶은 엉터리고 대부분 실망스러운 노 굿”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터져나오는 조혜나의 고백, “선택의 프로. 그런 건 애초에 불가능했다. 나는 앞으로도 실수하고 후회하고 반복하겠지만,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미워하지는 않을 거다”는 고백은 우리의 삶에 부여된 성취의 강박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그것을 벗어난 온전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